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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베르토 사보이아의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나에게 맞는 놈
    2020/독후감 2020. 7. 27. 12:11

     이 책은 기업 이야기가 아니라 실용서다. 원래는 그런 책 잘 안 산다. 사더라도 유명한 창업가가 쓴 것만 샀었다. 그렇지만 페북에서 이 책 추천하는 글을 많이 봤고 내용도 괜찮은 것 같아서 구매했다. 읽어보니 아주 만족스러웠다. 성공적인 지름이었다. 앞으로는 유명한 창업가가 쓴 글이 아니어도 사볼 만 하겠다는 믿음이 생겼다. 잘 골라야하겠지만.

     그런데 한글판 제목이 별로다.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이라니.. 책을 보면 대부분의 제품은 실패하고 우리도 실패할 거라고 계속 강조하는데, 불패가 웬말이냐. 이 출판사의 다른 책인 '구글 스토리'는 번역이 맘에 안들었었는데.. 이 출판사 조심해야겠다.

     만족스러운 실용서를 읽고나니 블리츠 스케일링때처럼 정리가 하고 싶다. 근데 이 책은 그 자체로 워낙 정리가 잘 돼있어서 따로 정리할 필요가 없긴 하다. 그래도 글로 정리하면 내 머릿속에서도 좀 정리가 되는 것 같으니까 써보겠다. 

    1. 정리

    알아둬야 할 것

     대부분의 제품은 시장에서 실패한다. 유능해도 마찬가지다.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유일한 조건은 '될 놈'이어야 한다는 거다.

     ('될 놈'은 사람들이 열렬히 원하는 아이디어다. 프로덕트-마켓 핏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렇게 보면 이 책은 비즈니스의 과정 중, 프로덕트-마켓 핏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루는 책이다.)

     '될 놈'을 찾는 데에 의견은 쓸모없다. 데이터, 그것도 내가 직접 조사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우리는 제품을 만들기 전에, 그 제품이 '될 놈'인지 알아보는 게 목적이다. 인지해두자.)

    해야 할 것

     1. 시장 호응 가설을 만든다. 핵심 아이디어를 문장으로 쓴 게 시장 호응 가설이다.

     (민트초코맛 과자를 만들면 사람들이 구매할 것이다.)

     2. 그걸 XYZ 가설로 바꾼다. 명료하게 테스트할 수 있도록 시장 호응 가설의 요소들을 숫자로 바꿔주는 거다.

     (적어도 60%의 민초단은 민트초코맛 과자를 1,500원에 구매할 것이다.)

     3. 이걸 xyz 가설로 여러 개로 바꾼다. XYZ 가설을 구체적으로 만든 거다.

     (적어도 60%의 민트초코 동호회 회원은 민트초코맛 과자를 1,500원에 구매할 것이다.) (이제 가설을 검증하려면 제품이 필요하다. 그런데 제품을 만들기 전에 '될 놈'인지 확인하는게 목적이잖아! 당연히 제품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가짜 제품을 만들어서 데이터를 수집할 거다.)

     4. 프리토타이핑한다. 프리토타이핑은 가짜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프리토타이핑에는 여러 기법이 있고, 우리 스스로도 만들 수 있다.

     (민트초코맛 과자 영상을 만든다. 우리에게는 아직 민초과자가 없지만, 영상으로는 구현할 수 있다. 그 영상을 민초 동호회에 올려놓고 예약을 받아보자.)

     5. 적극적 투자 지표와 될놈척도로 분석한다. 적극적 투자는 직접 비용을 지출하는 걸 말한다. 의견은 적극적 투자가 아니지만 이메일을 알려주는 건 적극적 투자다. 이건 많을 수록 좋다. 될놈척도는 가설 대비 데이터가 높은지 낮은지를 따지는 척도다.

     (민초 동호회의 회원은 100명인데 40명이 예약 신청을 했다. 적극적 투자 지표로 봤을 때 낮은 수치는 아니지만, 가설은 60%였는데 그것보다는 적다. 될놈척도로 봤을 때는 '낮음'이라고 봐야겠다. 그러나 아직 실망하기는 이르다. 가설을 수정해서 다시 프리토타이핑해보자. 이렇게  3~5번 정도 반복해도 안 되면 그때 그만두자.) 

    준칙

     가깝게, 빠르게, 싸게

    (항상 이 세 가지를 만족시키는 프리토타이핑을 우선하라.)

     고치고 뒤집고 다 해보고 그만둬라

    (처음에 말했듯이 대부분의 제품은 실패한다. 우리의 아이디어도 한 번만에 성공으로 검증되지는 않을 거다. 사실 우리가 아이디어를 낸 시장에 대해서는 진짜로 시장 기회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 지금의 아이디어가 그 시장에 딱 들어맞지 않을 확률이 높을 뿐이다. 여러번 프리토타이핑 실험해보자.)

        

    2. 나에게 맞는 놈

     책 마지막 부분에는 만약 '될 놈'을 찾았어도, 나에게 맞지 않거나 세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담배, 마약 등)은 하지 말라고 한다. 나와 맞지 않는 일은 힘든 일이 생기면 포기하기 쉽다. 세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도 마찬가지다. 개인적으로는 사명감을 가질 수 없어서 힘들고, 거시적으로는 좋은 능력을 그런 곳에 쓰니까 아쉽다.

     이런 조언은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었지만 여기서 또 보니 또 좋다. 좋은 조언은 아무리 많이 들어도 과하지 않다. 여기서는 특히 마지막 내용으로 넣어놔서 더 인상깊었고 기분 좋았다.

     세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은 원래 내 관심사가 아니다. 불법은 싫어하고, 몸에 해로운 것도 싫어한다. 또 실용적이지 않은 것(방귀 소리가 나는 앱 등)도 싫어한다. 그리고 나는 뿌듯함을 느끼고 싶다. 아마 나는 적어도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할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사업은 다 세상에 도움이 된다. 그러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별 걱정이나 생각은 없다.

     반면, 나에게 맞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건 (무슨 일이 나에게 맞는지) 알기는 어려우면서 내 행복과는 매우 깊이 연관돼있다. 알기 어렵다는 문제에 대해 나에게 좋은 수가 있다.

      '내가 그 일에 대해 얼리어답터인가?'를 기준으로 나와 그 일의 궁합을 판별하는 거다. 어떤 분야에서 신제품이 나왔을 때 써볼 정도면, 그 분야에 관심이 많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그 분야 일과의 궁합도 좋을 확률이 높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나는 화장품에 대해서는 얼리어답터가 아니다. 얼리어답터는 커녕 아는 게 거의 없다. 이 정도면 궁합이 나쁠 확률이 높겠다. 다른 예시로 나는 가전기기에 대해서도 얼리어답터가 아니다. 그렇지만 다이슨이나 발뮤다같은 브랜드에는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 경우네는, 궁합은 실제로 일해보기 전에는 불확실할 듯. 마지막으로 나는 과자에 대해서 얼리어답터다. 마트에서 새로운 과자를 보면 먹어보고 싶다. 심지어 새 과자 소식만 봐도 나중에 먹어봐야겠다고 생각한다. 이건 궁합이 맞을 확률이 높다. 소비자 입장이랑 생산자 입장은 다르다는 말도 있긴 하지만, 이 정도면 정말 비즈니스로 만나도 괜찮을 수 있다.

     아래에는 내가 얼리어답터인, 그리고 얼리어답터였던 일들을 나열해봤다.

     과자: 고등학교 때까지는 그냥 평범하게 좋아했다. 그러다가 이제 시간이 생기면서 마트에 많이 가게 됐다. 마트에 가니 자연스레 과자에 관심이 갔고, 과자 쇼핑하는 게 즐거웠다. 안 먹어본 과자를 사보다가 안 먹어본 과자가 별로 없게 됐다. 그래서 이제 새로운 걸 기다리는 포지션에 있다.

     게임: 지금은 많이 하지는 않지만, 초등학생 때에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온라인 게임을 다 해보려고 했다. 새로 나온 게임도 내 레이더를 피할 수는 없었다. 항상 새롭고 재밌는 게임을 갈구했다. 지금도 게임에 대한 호감은 내 안에 남아있다.

     음악: 중학생 때 좀 있어보이는 음악을 듣고 싶어서 인디음악이랑 팝송을 듣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듣게 됐고, 꽤 많은 음악을 듣게 됐다. 역시 새로 나온 음악도 많이 들어보려 했다. 지금은 여러 종류의 음악을 듣지는 않지만 음악은 여전히 좋아한다.

     영화: 원래는 별로 안 봤었는데, 중3때부터인가 좋아했던 것 같다. 어벤저스2가 개봉하면서 왜 이렇게 이슈인지 궁금+대화에 끼고싶어서(?) 관심이 생겼던 게 아닐까? 또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메가박스가 생겼던 것도 주요했다. 아무튼 영화를 좋아하게 됐고 자주 혼자 메가박스에 갔다. 그러고보니 처음에는 혼자인 게 부끄러웠던 것도 같은데 지금은 그게 더 편하다. 또 아무튼.. 왓챠플레이 출시 덕에 내 영화력은 더 강화됐으며, 장르 가리지 않고 영화를 봤고, 자연히 신작 영화도 항상 기다리게 됐다. 코로나 전에는 CGV앱도 자주 확인했었다. 지금도 돈 별로 안 쓰는 내가 돈을 쓰는 분야다.

     예능: 아마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자주 봤던 것 같다. 그 전에는 투니버스만 봤었는데 고학년이 되면서 투니버스도 보고 예능도 본 듯. 뭐 그렇게 매일 예능을 봐왔고 다른 사람처럼 토요일에는 무한도전을, 일요일에는 1박2일을 기다렸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때에는 공부 때문에 많이는 못 봤다. 그래도 좋아하는 프로는 꼭 챙겨보고 싶었다. 알쓸신잡은 그때 제일 좋아했던 프로였는데 금요일에 해서 아쉬웠다. 평일에는 야자가 있으니까. 이제는 자연스레 신작 예능을 기다리게 됐다. 새로 나왔으면 일단 재밌나 확인해보고는 한다. 지금은 예전처럼 예능이 많지 않아서 굉장히 아쉽다. 

     

    + 책에 가상 사례는 있는데, 실제 사례가 없는 건 아쉬웠다. 그것까지 있었으면 완전 최고였을텐데.

    ++ 이 책은 프로덕트-마켓 핏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룬다. 그러나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법, 나에게 맞는 놈을 찾는 법 등에 대해서는 해답을 내주지 않는다.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법에 대해서는 이 책에서 '인지니어스'라는 책을 추천하더라. 나에게 맞는 놈을 찾는 법은 내가 위에 쓴 것도 있지만, 책으로는 '승려와 수수께끼'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나도 아직 안 읽어봤는데 이미 주문은 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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