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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주영 -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신용이 곧 자본이다
    2020/독후감 2020. 5. 29. 00:47

    2009년에 발행된 책인데도 깨끗하다!

     코로나로 생긴 방학 동안 기업가들이 쓴 책들을 여러 개 사서 읽었다. 원래는 책을 잘 안 사는데, 코로나 때문에 남이 쓰던 거 쓰면 안 된다는 핑계로 책을 샀다. 기분 좋다. 지금은 산 책들을 거의 다 읽었다. 그런데 다 읽고나서야 블로그를 다시 시작했다. 그런 고로 일단 마지막에 읽은 책부터 포스팅하기로 한다.

     '시련은 없어도 실패는 없다'가 바로 오늘 다 읽은 책이다. 외국 기업가의 책을 주로 샀는데, 한국 기업가의 책도 읽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고른 게 바로 이 책이다. 내 생각에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기업가인 현대그룹 창업자 정주영님의 책이다.(삼성이 더 큰 기업이지만, 기업가로는 정주영님이 가장 유명한 것 같다)

     91년에 나온 책이어서 '너무 꼰대같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있었지만 기우였다. 물론 옛날스러운 면들이 분명 있지만, 신경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덕분에 매우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ㅎㅎ 정주영의 성공기도 인상깊지만, 박완서님의 소설처럼 옛날 한국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던 것도 의외로 흥미로웠다.  

     아래에는 책을 읽고 느낀 점들을 몇 개 써보겠다.

     

    1. 신용이 곧 자본이다. 

     비유로도 맞고, 실제로도 맞는 말이다.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만 일을 맡길 수 있고, 팀원으로 삼을 수 있다. 당연한 말이다. 못 믿을 사람이랑 일할 수는 없잖아.

     한편, 말 그대로 신용이 곧 자본이기도 하다. 기업에 돈을 빌려주거나 주식을 사주는 건, 모두 그 기업을 믿기 때문이다. 개인이 쓰는 신용카드 또한 믿음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거다. 

     정주영은 쌀 배달꾼으로 일하던 시절, 항상 성실하게 일함으로써 믿을 수 있는 청년이 되었다. 쌀집 주인은 놀기 좋아하는 아들 대신 정주영에게 쌀집을 물려줬다.  

     이 정도의 임팩트가 있는 일은 별로 없겠지만, 신용의 위력을 보여 준다.

     내 생각에 신용은 얻는다기보다는 잃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신용을 얻어내야지!'라는 생각이면, 무리하기 십상일 듯? '신용에 작은 흠집도 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지각부터 안 하고, 일도 항상 노력하며 한다면 사람들로부터 믿음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평소에 믿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면접관이라던가 투자자같이 생판 처음 보는 사람한테서 신뢰를 얻어내는 것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레퍼런스라고 하나? 포트폴리오라고 하나? 경력이라고 할까나? 그런 게 필요하다.

     

     나는 믿을 만한 사람일까?

     아쉽게도 썩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거짓말은 거의 안 하면서 살아오긴 했다. 그렇지만 조별과제를 할 때, 내 의견이 퇴짜당한 적이 많다. 내가 볼 때는 괜찮은데 거절당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의견 대부분은 진짜로 괜찮은 게 맞는 것 같다.(물론 진짜로 별로인 의견도 있었다. 학교 뮤지컬에서 작가를 맡았었다. 잭과 콩나무에서 잭이 소와 콩을 교환한 게 아니라, 소가 잭과 콩을 바꾼다는 스토리를 쓰려고 했다. 그날로 나는 잘렸다. 그러고보면 나를 처음에는 작가 시켜줬으니 신용이 있긴 했다고 볼 수 있나?)

     그럼 문제가 무엇이냐?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강압적으로 보이지 않으려고 의견을 강하게 개진하지 않는다. 그래서 근거가 있어도 굳이 말하지 않고, 간만 본다. 근거까지 말하면 내가 그 의견을 너무 원한다고 비칠 거 같기 때문이다.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그 정도 근거는 이해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나. 

     그러니까 나는 앞으로 논리적으로 말해야 한다. 논리적인 생각이야 항상 하려고 노력하지만, 그 생각을 전달하는 것의 중요성은 간과한다. 정말 맞다고 생각하는 의견이라면, 남 시선 신경쓰지 말고 근거를 대라. 그 의견을 꼭 실행해야 되는 이유를 말해라. 그래야 나도 성장하고, 우리 팀에게도 이득이다.

     

    2. 나는 정주영처럼 못할 듯. 지금같은 시대라 다행이다.

     정주영은 일제 강점기부터 사업을 해왔다. 그때부터 겪은 시련들을 보면 '전쟁으로 사업장 잃기', '전투하는 곳에서 건설하기', '전두환때문에 기업 강탈당하기', '하기 싫은 나랏일 억지로 떠맡기' 등 절망적인 일, 생명이 위험한 일, 짜증나는 일들이 많다. 60년대에는 정부가 사업 보증 서주는 대신에 실패하면 감옥에 갔다고도 하더라.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지만 나는 저런 시련들은 겪고싶지 않다. 저 시대에 살았으면 사업할 엄두는 못 냈을 것 같다. 다행히 지금은 사회적, 기술적으로 발전해서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로 창업에 도전할 수 있다. 이런 인프라를 깔아준 분들.. 감사함당. 나도 나중에 인프라를 까는 역할을 맡는다면 뿌듯할 것 같다. 아무튼 지금은 창업하기 가장 좋은 시대다. 기회는 찬스다. 잡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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