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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슐츠의 온워드] 지겨움이라는 미덕2020/독후감 2020. 6. 27. 18:18
스타벅스의 (실질적) 창업자 하워드 슐츠가 쓴 온워드다. 2011년에 출판됐다. 서평을 보니까 재미없다는 말이 있었다. 그래서 약간 고민했지만, 스타벅스 회장이 쓴 책인데 인사이트가 없을 수가 없으므로 구입 결정!
'스타벅스, 커피 한잔에 담긴 성공신화'라는 하워드 슐츠의 다른 책도 있는데, 그건 1999년 책이라 최신 이슈가 반영돼있지 않다. 또 온워드가 6천원이라는 완전 저렴한 가격이기도 해서 온워드로 샀다.(재정가라서 6천원이다. 쉽게 말하면, 재고고가 남아서 싸다는 것)
이 책이 나온 2011년은 내가 초등학생 5학년일 때다. 그 시절을 생각하면 기억나는 건 없지만, 뭔가 아련하다. 아마 세상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잘 몰라서, 그렇기에 앞으로 아주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던 시절이어서 그렇지 않을까? 그때를 생각하면 초등학교 앞 큰 도로가 생각난다. 우리 마을은 알았지만, 저 차들이 어디로 가는 건지는 몰랐다. 그런 무지와 가능성에 대한 상징으로 도로가 생각나는 게 아닐까? 이 책을 보면 그 시절이 생각난다. 2011년에 출판됐기도 했지만, 디자인이 전체적으로 그 시절 스타일이어서 그런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들을 써보겠다.
1. 시작은 운명으로 다가온다
하워드 슐츠는 이탈리아로 출장 갔을 때 카페를 사랑하게 됐다. 당연하게도 '카페를 사랑하러 가야지'하고 이탈리아로 간 건 아니다. 카페를 사랑하게 된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물론 이탈리아에 안 갔어도 나중에 또 카페를 만났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치더라도 그 시간을 당겨준 것만은 맞다.
생각해 보면, 인생에서 중요한 것의 대부분은 우연으로 얻는 것 같다. 나에게는 좋은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동아리에서 사귄 친구다. 그 동아리는 어떤 사이트에서 우연히 봐서 알게 됐다. 그 사이트는 고등학교 선생님이 지나가는 말로 한 걸 내가 2년 뒤에 우연히 기억해낸 사이트다. 그 고등학교는 다른 고등학교 떨어져서 가게 된 학교다.
이런 생각을 하면 서퍼가 생각난다. 서퍼는 오는 파도에 순응한다. 우리도 세상의 흐름에 순응하면서 살아가는 게 아닐까?
다시 온워드로 돌아가서, 하워드 슐츠는 카페를 경험했지만 스타벅스를 만들지 않을 수도 있었다. 자신의 선택으로 만든 거다. 이탈리아에서의 경험은 시작할 계기를 준 것뿐이다. 시작을 선태한 뒤로는 본인 스스로 개척해나간 거다. 그렇지만 그 시작할 계기는 정말 운명처럼 다가온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러니까, 그런 건 운이니까 조급해하지 말라고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평소에는 파도를 탈 능력을 갖추는 데에만 집중하자. 파도가 오면 탈 수 있게.
2. 매출이 오르면서 망해갈 수 있다
스타벅의 매출은 나날이 오르고 있었다. 그런데 하워드 슐츠는 뭔가 잘못됐다고 느꼈다. 스타벅스에 가도 커피향이 안 난다. DVD, 음반, 책 온갖 것들을 팔고 있다. 예전의 스타벅스가 아니었다. 자신이 생각했던 카페가 아니었다. 결국 시간이 지나니 수치상으로도 망해가게 됐다.
매출은 오르면서도 망해갈 수 있다. 장기 매출을 대가로 단기 매출을 올린 거다. 브랜드 가치를 대가로 현금을 얻은 거다. 그런데 망해가고 있는데 매출은 오르면, 위험 신호는 누가 줄 수 있을까? 이건 쉽지 않은 문제다. 그런데 중요하다. 위험 경보기를 제대로 설정해놓지 않으면 홀라당 망해버릴 수 있으니까.
이런 위험 경보기라는 관점에서 KPI(핵심성과지표)를 설정하는 게 좋겠다. 우리 사업에서 가장 중요해서, 이 지표가 안 좋아지면 망해가게 되는 그런 지표.
3. 고객이 좋아하는데도 안 팔 수 있다
스타벅스에는 치즈 샌드위치라는 잘 팔리는 메뉴가 있었다. 그런데 그 치즈냄새가 커피 향을 가렸다. 하워드 슐츠는 짜증났다. 없애버리려고 했다.
보통은 고객 반응이 좋으면 그걸 선택한다. 그런데 하워드 슐츠는 반응이 좋은 것도, 스타벅스에서 중요한 것에 해를 끼치는 건 없애버리려고 했다. 스타벅스에서 커피 향이 안 난다면,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테니까.
그래도 그렇지 고객이 좋아하는 걸 없애버리려고 한다니 대단하다. 이게 브랜드 가치를 훼손할 지는 지표로도 알기 힘든데 정말 직관이 중요한 것 같다.
(치즈 샌드위치는 결국 없어지지 않았다. 향이 안 나도록 연구했기 때문이다.)
4. 지겨움이라는 미덕
이 책이 재미없다는 서평이 있다고 말했다. 정확한 평가였다. 이 책 재미없다. 다른 책들은 재밌어서 저절로 읽혔는데, 이 책은 읽자고 생각하면서 읽었다. 글쎄..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쓸데없는 말이 많아서 그런가? 너무 자세하게 말해서 그런가? 이유가 뭐든 간에 이 책은 지겨웠다.
그런데 다 읽고 보니, '이 사람이 나한테 지겨울 정도로 메세지를 주입했던 건가'싶었다. 스타벅스가 추구하는 것, 일상의 쉼터, 카페에서의 특별한 경험, 바리스타와 손님간의 상호작용, 그윽한 향이 나는 커피, 그런 것들이 있는 특별한 공간. 이이런 스타벅스가 추구하는 가치를 전달하려고 하워드 슐츠는 지겹도록 같은 말을 반복했던 게 아닐까?
(물론 이런 거 감안해도 책은 재미없다🤣)
(+ 오늘은 왠지 글쓰기 어려웠다. 오늘 주제들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들이라 그런 듯? 아~ 커뮤니케이션 실력이 부족해~ 내 생각이 좀만 복잡해지면 밖으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푸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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